엄마의 조급한 마음과 준비되지 않은 아이

요즘 아이들을 키우면서 갑자기 그동안 제가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아이의 같은 유치원 친구 어머니께서 영어, 수학학원에 관해 물어보셨습니다. 제 아이는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시며, 같이 영어 레벨 테스트를 가자고 하셨습니다. 레벨 테스트는 어떻게 하느냐고 하니 책을 어느 정도 읽는지 확인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는 노부영 CD만 들려주었을 뿐 특별히 한 것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동생이 태어난 후로는 제가 아이에게 책을 제대로 읽어주지 못하여 아이가 그때부터 독서에 흥미를 잃은 상태입니다. 아무튼, 영어 그림책도 제대로 읽어주지 못한 상태로 레벨 테스트 자체가 어려울 거로 생각했고, 갑자기 그동안 너무 아이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놀게만 한 것은 아닌지 겁이 덜컥 났습니다. "큰일 났네."라는 말만 한동안 정말 많이 반복한 것 같습니다. 정말 한동안 이것저것 많이 찾아봤습니다. 동네에 많은 영어학원을 검색하면서 찾아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조급해하지 말고 홈스쿨링으로 아이와 즐길 수 있게 접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다시 영어에 접근시켜줄까 합니다. 사실 불안한 마음 감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불안하고 급한 마음으로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은 아이를 영어학원에 무턱대고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남보다 더 먼저 더 많이 배우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은 아이가 배울 준비가 되어 있고 흥미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상태에서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동안 조급한 마음에 정말 날을 새면서 영어학원을 찾아보았습니다. 더불어 둘째 아이에게도 갑자기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아 미안하고 겁이 덜컥 났습니다. 첫째 아이때는 책도 많이 읽어주고 문화센터에서 유아 프로그램도 다니고 자극을 주고 두뇌발달을 위해 신경을 썼었는데 둘째 아이는 정말 밥만 먹이고 키우고 있습니다. 예전에 첫째 아이때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어 읽게 되었습니다. 아기는 0~3세까지 성인의 뇌의 70%가 완성된다는 글귀를 보고 아차 싶었습니다. 해가 바뀌어 세 살이 된 둘째 아이에게 정말 너무나 무관심하고 해준 것이 없어서 많이 미안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임신했을 때 힘든 일을 겪어 태교를 전혀 하지 못할뿐더러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힘든 일을 겪고 지금도 심리적으로 떨쳐내지 못하는 사이 아이는 어느덧 세 살이 되었습니다. 첫째 아이가 있다 보니 말은 곧잘 하지만 그래도 또래 친구들에 비해 조금 느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둘째 아이도 문화센터를 알아보고 교구를 이용한 수업을 들을까, 학습지를 시킬까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름 가까이 이것저것 찾아보느냐 정작 제대로 더 같이 못 놀아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천천히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이와 같이 놀이터에 나가 즐겁게 뛰어놀아주려고 합니다. 첫째 아이때도 그랬지만 아이의 두뇌발달과 이것저것 잘했으면 하는 엄마의 욕심으로 남보다 먼저 더 빨리,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노출을 많이 시켜줘야 한다 생각하여 조기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과하면 역효과가 나듯이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추어 차근차근히 해줄 필요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갑자기 떠오른 것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이가 자유롭게 놀면서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싼 교구보다도 집에서 엄마와 함께하며 아이가 즐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의 나이별 시기와 아이가 원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은 무엇인지, 흥미로워하는 것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아이의 성장에 맞는 발달과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교감이며 사랑인 것 같습니다. 두뇌 자극과 두뇌 계발, 아이의 신체 발달 등 결과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아이가 즐거워하고 놀이에 집중할 수 있는 놀이의 과정을 중요시해야 될 것 같습니다. 주변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서 내 아이는 아무것도 안 시키고 너무 놀기만 한 것은 아닌지 혹은 내 아이는 빠르지 못한 것에 대해 불안해했는데 남보다 일찍 배우고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적절한 시기에 맞춰 해야 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매일 놀기만 할 수는 없고 아이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해주면서 많은 대화를 먼저 나누어볼까 생각합니다. 조기 교육보다 적기 교육이고, 적기 교육에서도 억지로가 아닌 아이의 관심과 호기심을 끌어내 주고 준비할 수 있게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 아이가 5살에서 6살 넘어갈 무렵 한글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글에 관심을 보였을 때 한글을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귀찮을 정도로 한글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입니다. 그리고 어느덧 지금은 혼자 책을 읽습니다. 책을 혼자 읽으며 내용파악을 잘 하는지 아닌지는 의심이 갑니다. 읽기독립을 빠른 아이는 4살에도 합니다. 아이가 일찍 한글에 관심을 보여 4살에 한글을 뗀다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도 일찍 한글을 익히고 읽기독립을 시켜야 한다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아이마다 다른데 엄마의 의지로 아이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끌고 간다면 아이가 오히려 거부감을 느껴 흥미를 잃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영어도 마찬가지라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여전히 불안하지만 좀 더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많이 놀기만 하고 영어와 책 읽어주기는 소홀히 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 점은 정말 아이들에게 미안하며 앞으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고 함께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계속 영어 노래와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에게 공부가 아닌 놀이와 즐거운 독서로 이끌어주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영어책을 읽으려고 하고 영어 알파벳, 파닉스에 관심을 갖을거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고려하여 책을 사주고 아이가 관심이 있어 하는 분야를 잘 파악하여 책을 읽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사실 최근에 비룡소의 그림동화 베스트 전집과 마법의 시간 여행 시리즈, 디즈니 골든 명작 전집을 구매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 전집 모두 안 보고 있어 속상합니다. 모두 제가 읽었으면 하는 책만 골랐습니다.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아이와 도서관 또는 서점을 방문하여 아이와 함께 책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아이의 관점에서 아이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게 먼저인데 그동안 엄마 중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처럼 아이를 키우시는 육아맘님께서는 어떻게 육아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처럼 엄마 입장에서 모든 걸 바라보고, 엄마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와주길 바라시는 분이 많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정말 제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따라와 주지 않으면 제 마음은 이미 지치고 속상했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마음은 전혀 바라봐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할 것입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흥미 있어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의 숨은 재능을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아이의 재능을 찾아주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제 마음대로 하려고 했기 때문에 재능을 찾지 못했고 아직은 아이가 어리니 이 또한 조급해하지 않아야 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제가 좋아하는 분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야로 대학을 진학하고 취업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 어머니께서는 다르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하고 싶은 분야는 쉽지 않으니, 제가 다른 길로 가길 원하셨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과를 정하여 대학을 진학했지만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너무나 재미없고 싫은 과를 선택해서 많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제 친정어머니와 많이 싸운 것 같습니다. 아이가 처음에 태어났을 때는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잘 자라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도 모르게 아이가 이것저것 모두 잘하기를 바라고 최고가 되길 바랍니다. 저 역시 아이들이 건강과 함께 아이가 무엇이든 잘하길 바랐고 지금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면서 살기를 원하고 아이의 숨은 재능을 찾아 주고 싶습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때는 집중도도 높아지고 힘들어도 끝까지 해내는 힘이 있고 아무리 힘들어도 버틸 수 있고 즐거웠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역시 같을 것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제가 조급한 마음이 들면서 순간 아이를 제 맘대로 학원을 정해서 보내려고 했던 마음을 터놓아보았습니다. 무엇이든 제 생각에 맞추어 아이들이 해주길 바랐던 것을 정말 깊이 반성하며 조급한 마음을 버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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