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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억압과 엄격한 훈육을 혼동하는 잘못된 훈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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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커가면서 단순히 아이를 먹여주고 입혀주는 신생아 때의 기본적인 양육과 달리 더 많이 부모가 생각해야 되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동안 아이의 마음보다는 학습적인 교육에 많이 집중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다양한 감정과 행동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 해야 하는지가 정말 중요하고 심리적인 면에서 자녀 교육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나 아이의 행동에 대해 반응하는 부모의 모습에 따라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며, 양육과 훈육하는 방법에 따라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정말 그 중요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첫째 아이에게 동생이 태어나면서 정말 많은 변화가 온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첫째 아이에게 집중하며, 아이의 반응을 보고 화도 잘 안 냈던 엄마였는데, 어느 순간 제가 첫째 아이에게 정말 제 감정대로 짜증을 부리고, 아이가 실수로 한 일인데 마치 일부러 말썽을 부린 것으로 보고 말도 안 되게 제 감정대로 혼을 냈던 것 같습니다. 항상 공평하지 못했던 것 같고, 동생에게 양보를 강요하였습니다. 첫째 아이가 5살 때 동생을 보았는데, 생각해보면 첫째 아이도 정말 어린 아이이고, 7살인 지금도 역시 어린아이인데, 아이의 감정을 헤아려주지 못하고 정말 억울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아이의 발달 연령, 시기에 따른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잘 파악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어제 어린이날 시댁 부모님을 찾아뵀습니다. 둘째 아이가 어리고 집안의 막내이다 보니 시부모님 눈에 아무래도 어린 동생이 많이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이 예뻐해 주시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모습뿐만 아니라 둘째 아이가 예쁘다고 말씀하셨고, 심지어 가만히 있는 첫째 아이와 비교를 하시며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OO보다 OO가 훨씬 예쁘네."라고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시아버님의 말씀을 듣고 옆에서 듣는 저도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그러니 어린아이 입장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동생이 미웠을까요. 아니나다를까 첫째 아이는 왜 동생만 예뻐하느냐며 자기도 예뻐해 달라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이런 모습에 시아버님께서는 질투하느냐며, "OO보다 OO가 훨씬 예쁜데."라고 말씀하시며 오히려 짓궂은 장난을 하셨습니다. 그러다 첫째 아이는 화를 내며 울었고, 그때야 형식적으로 예뻐쁘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꾸 반복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동생 사랑에 결국 첫째 아이는 왜 동생만 예뻐하느냐면서 속상해하며 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는 첫째 아이에게 "울면 안 예뻐. OO는 안 울고 잘 놀잖아."라는 말이 이어졌고 정말 이 모습을 제 3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첫째 아이가 잘못도 없이 억울하게 미움을 받는 것 같이 느껴져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보니 아이가 왜 그렇게 분노에 가깝게 속상해하며 화를 내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동생은 진심으로 귀여워해 주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반면에 첫째 아이는 정말 형식적으로 예쁘다는 말씀하시는 모습, 물론 첫째 아이도 사랑하시겠지만 정말 예뻐하는 감정이 비교가 되었습니다. 아이도 어리지만 다 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와서 해주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를 느끼며 첫째 아이가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저 역시 시부모님께서 하신 것처럼 첫째 아이에게 대하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똑같이 대한다고 생각했는데, 첫째 아이는 항상 동생만 예뻐한다고 말했습니다. 분명히 저는 똑같이 대하는데 아이가 이해를 못 하고 떼를 쓴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이의 말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속상해서 우는 아이의 모습을 보시고 떼를 쓴다며 떼쓰면 밉다, 동생도 안 우는데 왜 우냐, 뚝 그치라고 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반응에 첫째 아이 입장에서 동생이 항상 자신보다 나은지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 들며, 많이 속상했을 것입니다.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첫째 아이가 너무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고,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녁 식사 정리 후, 바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는 내내 제가 얼마나 첫째 아이의 마음을 3년째 아프게 하고 있었는지 너무 속상하고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제 3자가 돼서 아이들을 바라보니 제가 너무 큰 아이에게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공평하지 못한 상황들이 많았을 것이며, 엄마의 일방적인 짜증과 꾸지람,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혼내는 엄마 등등 동생이 태어난 후 달라진 엄마의 태도와 눈빛, 말투, 시선에 아이가 매우 당황스럽고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정말 조금만 신경을 써서 예뻐해 줘도 큰 아이는 금방 웃고 기분이 좋아지고 온순해집니다. 자신감도 생기고 용기도 생기는 모습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조금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주면 될 것을 제 감정 그대로, 그리고 형식적으로 정말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달래줬던 엄마의 일관되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들이 아이에게 그대로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겁니다. 아이가 분노에 가깝게 화를 내었을 때 아이를 부모의 권위로 강압적으로 꺾어버렸을 때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억울했을까요. 그럴수록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잘 듣기보다 반항에 가깝게, 아니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는 반응에도 엄마는 엄격한 것이 아니라 억압된 훈육 태도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사랑받고 싶고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고 이해해주길 원했을 텐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혼자 마음 아파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항상 지나치고 못 봤던 것이 너무 속상합니다. 사람에게는 사랑받고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기본적인 욕구라고 합니다. 어렸을 적 자존감에 상처가 나게 되면 성격과 심신에 좋지 못한 결과가 올 것입니다. 몸과 마음의 정신이 건강해야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텐데, 그동안 잘못된 훈육으로 아이의 마음을 유약하게 하고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해서 정말 마음이 좋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어쩌면 부모들은 아이를 쉽게 다루기 위해 억압하고 무섭게 혼을 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억압된 훈육을 엄격하다고 착각하는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봤을 때 아이가 얼마나 부모의 호통에 무섭고 겁이 났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 아이 역시 겁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제 잘못된 훈육으로 아이를 심약한 아이로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꾸 이렇게 아기가 마음이 약해지다 보면 앞으로 세상을 살아나갈 때 자신감이 떨어지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정말 겁이 덜컥 납니다. 아이가 용감하고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도록 잘못된 행동, 실수한 행동을 하였을 때 차분하게 한번 생각하고 행동해야겠습니다. 문제 있는 아이에게는 문제 있는 부모가 있다는 것. 아이의 행동만 탓하고 꾸지람을 주지 말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정말 잘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도록 절대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명령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엄격한 것과 강압적인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엄격과 강압을 잘 구분하여 부모도 아이의 훈육을 할 때 아이도 스스로 잘못한 일이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고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식적으로 예쁘다고 달래준 행동도 고쳐야겠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아이에게 대할 때 아이도 그 진심을 고르란히 느끼게 되고 사랑과 자존감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가 자신을 아껴주고 존중해준다고 느낄 때, 아이 스스로도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자신감과 용기가 커져서 겁쟁이가 되지 않고 무슨 일이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첫째 아이에게 신경을 쓰느냐고 둘째 아이 앞에서 공평하지 않고 일관성이 없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지도 생각해봅니다. 둘째 아이가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말귀를 그래도 알아듣는 나이가 되었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육아는 정말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학습적인 교육보다 아이의 마음 읽기를 위해 더 많이 꾸준히 생각하며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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